A Crowd of Human Beings

Paper Clay, Variable Installation, 300 × 280 × 12cm
Sun & Moon gallery, Korea,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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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의 작업들은 인간의 욕망, 두려움 그리고 불안을 주제로 표현되어 왔다. 삶을 살아가면서 만나는
새로운 상황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미래에 대한 두려움, 자신의 존재에 대한 알 수 없는 위태로움 등,
막연한 한계를 예상하고 지레 겁내며 두려워하는, 언어와 문자로는 표현되기 어려운 인간의 감정에 대한
이야기였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그 불안한 감정들과도 타협하며 자신의 일상들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TV에서, 신문에서, 주변에서…. 이미 자신의 소중한
꿈들에서 너무 멀리 와버린, 아니 무거운 현실에 꿈조차 잃어버린 사람들, 자신의 현재가 그리고
미래까지도 고통일 뿐이라도, 자기의 욕망과 욕구가 개인적이고 사회적인 이유로 좌절되었다 하더라도,
그 또한 자신의 삶이라 받아들이며 하루하루를 매워 가는 사람들. 인간군상은 화려하지도 존경받지도
주목받지도 않지만 자신의 주어진 삶을 묵묵히 살아내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다. 그들의 삶은 나와
닮아있고 내 주변의 일상과도 닮아있다. 사는 건 내가 어쩔 수 없는 한계점에 도달해서도 삶을 놓아
버리거나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나름의 상황에 적응하는 것이 아닐까. 감히 사는 건 그런 거 일지도
모른다는 산다는 것의 두려움에 대한 위안이다.